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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튼 솔트, 광고계의 수작이 된 우산 쓴 소녀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15-04-29 (수) 10:36 조회 : 3426

농산품 패키지 디자인은 단순히 소비자를 현혹시키기 위한 포장이 아니다. 맛과 질을 좋게 유지하고 원산지, 성분, 유통 기한 등의 정확한 식품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성이 기본이다. 여기에 지역 농가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다른 농산품과의 차별화를 가져다준다.

 


 
1914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변신한 몰튼 솔트의 엄브렐러 걸. 잘 만든 브랜드 아이덴티티 하나로 광고계의 수작이 되었다. 
 
 

영어 시간에 한 번쯤 들어보았을 문장인 ‘When it rains, it pours’. 직역하면 ‘오랜만에 비가 내리더니 아예 퍼붓는구나’이다. 사자성어로 ‘설상가상’ 정도에 해당하는 이 표현은 나이로 치면 100세가 조금 안 된 1914년에 탄생한 숙어다. 미국인들이 평소 자주 쓰는 이 문장이 마케터에 의해 태어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현대 마케팅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성공적인 케이스로 빠지지 않는 이 표현은 바로 미국 소금 브랜드 몰튼 솔트(Morton Salt)에서 내건 광고 캠페인의 슬로건이다. 몰튼 솔트는 1848년 시카고에 설립된 소금 회사를 조이 몰튼(Joy Morton)이 인수하면서 새롭게 시작했다. 원래 소금이 습기를 먹으면 녹아 뭉쳐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1911년 몰튼 솔트는 소금에 탄산마그네슘(지금은 규산칼슘을 사용한다)을 배합해 습기에 강한 소금을 개발했다. 그리고 습기에 강한 소금이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1914년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광고 에이전시 N.W 아이어 앤 컴퍼니(N.W Ayer & Company)는 우산을 쓴 소녀가 소금이 흘러내리는 몰튼 솔트 통을 들고 있는 모습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디자인했다.

 

‘엄브렐러 걸(Umbrella Girl)’이라는 별칭을 얻은 소녀와 함께 슬로건 ‘When it rains, it pours’를 제안해 당시 차별화가 어려웠던 소금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 방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설상가상’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의 속담을 브랜드의 긍정적인 메시지로 변화시킨 크리에이티브는 현대 광고계의 수작으로 꼽힌다. 몰튼 솔트의 엄브렐러 걸과 슬로건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꼽히니 말이다. 1914년 광고 캠페인에 등장한 이후 지금껏 몰튼 솔트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로고 디자인은 패키지나 광고에 항상 등장하며 그린 자이언트(Green Giant), 베티 크로커(Betty Crocker)와 함께 사랑받는 20세기 광고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고 엄브렐러 걸이 100여 년 동안 항상 같은 모습을 유지해온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이 달라지듯 엄브렐러 걸의 외모도 변화했다. 여섯 차례에 걸쳐 외모 변신을 한 엄브렐러 걸은 양배추 인형 같은 조금 못생긴 외모에서 단발 머리를 한 시크한 소녀로 변신했다. 10년에 한 번꼴로 변신을 거듭하던 엄브렐러 걸은 1968년 이후 지금껏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몰튼 솔트는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새로운 버전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꾸준히 새로운 광고 시리즈와 패키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몰튼 솔트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패키지 디자인.
 

 

디자인하우스 (2012년 4월호) | 글: 정재훈 프랑스 통신원 제품 사진: 이명수 기자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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