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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디자인 경영 전략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17-01-16 (월) 20:10 조회 : 2193




SPC그룹과 8팀의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탄생한 베어브릭 피겨. 

 


세상과의 교감을 위한 유쾌한 협업


SPC그룹은 다양한 문화 영역 중에서도 디자인 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고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신입 사원 채용 과정에서부터 디자인 역량을 강조할 정도인데, 그 결과 현재 식품업계의 디자인 경영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SPC그룹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단순한 디자인 경영만이 아니다.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책임도 추구하는데, 젊은 예술가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컬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문화ㆍ예술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해 지원하는 동시에 디자인 경영에 상생을 접목시킨 디자인 컬처 프로젝트는 지난 1월 BO 원숭이 캐릭터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후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베어브릭을 선정해 아티스트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베어브릭은 일본 메디콤 토이사에서 2001년 출시한 곰 모양 장난감으로, 다양한 아티스트 및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SPC그룹은 2015년 초부터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SPC그룹의 다양한 브랜드와 매칭하여 디자인을 개발했다. 그 결과 5월에 SPC그룹만의 고유한 베어브릭 피겨를 선보이게 되었고 동시에 베어브릭 디자인을 적용한 케이크, 도넛, 아이스크림 케이크, 초콜릿 등 특별한 제품도 함께 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SPC그룹은 젊은 고객과의 교감ㆍ소통 정도, 성장과 발전 가능성, 브랜드와의 적합도등을 고려해 8팀의 아티스트를 선정했다. 디자이너 사쿤, 아조 777, 델로스, 박재인, 김윤기, 정웅, 이현용, 초코사이다 등 8팀의 아티스트와 SPC그룹은 각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성적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매장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특히 프로젝트 중간중간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각 아티스트들의 특징과 SPC그룹의 브랜드 정체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 것이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베어브릭 디자인 협업을 통해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것을 넘어 ‘기업과 아티스트의 상생’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베어브릭 제품과 피겨 사진을 찍어 올린 참여자 수에 따라 지역 아동 센터 어린이들에게 케이크를 선물하고 생일 잔치를 열어주는 ‘해피 버스데이 파티’에 더 많은 제품을 기부하는 ‘착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이처럼 이번 베어브릭 프로젝트는 고객에게 특색 있는 피겨를 선보일 뿐 아니라 참여형 사회 공헌 행사로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교감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 개의 베어브릭은 총 9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파트가 모여 베어브릭을 완성하는 것처럼, 9개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베어브릭은 SPC그룹의 디자인 경영과 상생의 의미를 완성시킨다.




베어브릭 디자인을 적용한 음료 용기.


8팀의 아티스트와 SPC그룹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디자이너 사쿤’은 아트 토이 디자인, 캐릭터, 패션뿐 아니라 전시 기획 등 다양한 문화ㆍ예술 영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SPC그룹 CI를 적용한 베어브릭과 파리바게뜨 브랜드의 베어브릭을 제작했다. SPC그룹 CI의 베어브릭은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는 듯한 행복한 표정’을 피겨 얼굴에 적용했다. 몸통, 팔, 다리, 귀의 색 조합은 SPC그룹의 다양한 브랜드 컬러를 재해석한 것이다. 반면 파리바게뜨의 베어브릭에는 하나하나 정성스레 굽는 빵을 표현하기 위해 전체에 꼼꼼한 스케치를 했으며 얼굴 부분에는 캐릭터 쿤캣(Kuncat)이 활짝 웃는 표정을 그려 넣었다.

초능력을 가진 푸른 눈의 동양 소년 로니를 대표 캐릭터로 하는 아티스트 아조 777은 제빵사 유니폼에서 힌트를 얻어 파리크라상 브랜드의 베어브릭을 제작했다. 빵을 굽는 따듯한 베이커리 이미지를 초크 아트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흑백 톤의 정교하면서도 거친 선을 이용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잃어버린 순수한 세계를 표현하는 일러스트 작가 델로스(Delos)는 패션파이브의 캐릭터를 표현한 베어브릭을 제작했는데 패션파이브를 방문하는 트렌드세터의 이미지를 모노톤의 수작업으로 표현했다. 네온세븐(Neon Seven) 스튜디오 아트 디렉터로, 캐릭터 디자이너와 아트 토이 작가로 활동하는 박재인은 파스쿠찌와 협업했다. 파스쿠찌의 BI 컬러를 활용해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의 바리스타를 표현했다.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Muung)의 김윤기는 아이스크림의 색깔과 모양을 파스텔 톤으로 형상화한 배스킨라빈스 베어브릭을, 숫자 130과 문자 BO를 이용해 원숭이를 형상화한 작업을 선보이는 정웅은 던킨도너츠의 커피와 도넛을 가득 품은 베어브릭을 표현했다. 영상, 토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트윈봇(Twinbot)의 이현용은 잠바주스와 함께 브랜드 특유의 건강함과 과일의 이미지를 베어브릭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초코사이다(Chocosider)는 쓰고, 그리고, 만드는 행위를 통해 취미와 잉여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콘텐츠 창작 그룹으로, 빚은의 떡을 형상화하기 위해 보송보송한 플로키 재질로 마감한 베어브릭을 선보였다.





SPC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선보인 다양한 제품. SPC그룹의 주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재해석해 다양한 캐릭터와 제품으로 선보였다. 


유명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협업은 언제나 브랜드 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브랜드를 해석하고 이를 시각화함으로 써 브랜드를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은 브랜드를 활기차게 유지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은 단순한 작품 협업의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SPC그룹은 이번에 산업 디자인계의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와 국내 최초로 디자인 고문 계약을 맺고 더욱 적극적인 브랜드 상생을 계획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 2015년 SPC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멘디니를 ‘디자인 멘토’로 선정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인 인연이 이어져 성사됐다. 당시 멘디니와 함께 창립 70주년 기념 엠블럼을 발표한 뒤 이어 SPC그룹 내 주요 브랜드의 BI를 특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캐릭터와 제품 30종을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멘디니와 SPC그룹의 인연은 조금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멘디니 아틀리에를 통해 배스킨라빈스에 대한 디자인 자문을 시작으로 꾸준히 협업 제안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멘디니는 지난해 SPC그룹의 창립 70주년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매우 즐거웠기에 이번에도 기꺼이 SPC그룹과 손을 잡았다고 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시름에 빠진 국민들을 위해 한결같이 빵을 만들어온 SPC그룹과 마음이 잘 통했다고 본다. 나 역시 디자인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SPC그룹은 멘디니와 함께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배스킨라빈스, 삼립식품 등 주요 브랜드의 제품 패키지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디자인 협업 제품은 파리바게뜨의 티 보틀, 삼립식품의 잼 패키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콘, SPC그룹의 기념 텀블러 등으로 구성하며 오는 2017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SPC그룹은 그동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 스테파노 조반노니(Stefano Giovannoni) 등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디자인 경영을 펼쳐왔다. 이번 협업 역시 디자인 경영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의 작품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글: 최누리


Interview

 

알레산드로 멘디니

 

“식음료 자체에도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2015년 SPC그룹 창립 70주년 기념 BI와 제품 30여 종을 디자인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디자인 요소는 무엇인가?
식품 회사와 일하게 된 것 자체가 내겐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빵과 아이스크림을 다루는 것은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한 일이 아닌가? 이는 모든 사람들이 먹고 싶어 하는 것이기도 한 만큼 동화적인 감성이 필요한 영역이라 생각했다. 빵과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입술과 혀를 활용해 맛을 음미하고, 또 씹거나 핥는 동작도 중요하게 생각해 디자인에 반영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삼립식품 등 각각의 브랜드가 지닌 색상도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이런 색상은 빵이나 아이스크림과 절묘하게 어울리는데 모두 에너지가 넘치며 신선한 색이다.

SPC그룹의 70주년을 기념하는 캐릭터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SPC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는 서로 성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각 브랜드의 특징을 잃지 않으면서도 통일감을 주도록 노력했다. 예를 들면 각 브랜드의 캐릭터 얼굴은 서로 비슷하게 구성하면서도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해 모자를 활용했다. 모자는 개별 브랜드를 대표하는 원재료를 상징화했다. 예를 들면 파리바게뜨는 빵,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인 식이다. 색상 또한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 각 얼굴이 마치 형제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동안 화려한 색감과 대중적인 디자인을 통해 구현해온 원칙을 SPC그룹에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SPC그룹은 높은 품질의 다양한 식음료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의 디자인 고문으로서 패키지 디자인 등을 통해 높은 품질의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싶다. 사람들이 빵과 아이스크림을 보는 순간 감동을 받는 동시에 신선함과 건강함, 그리고 에너지를 느꼈으면 한다. 또한 최근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편이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매라는 행위 자체는 매우 비평적이다. 우리는 이에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제품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SPC그룹은 디자인 경영을 강조한다. 향후 SPC그룹 디자인의 방향성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식음료 자체에도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컵만 예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도 예쁘게 디자인해야한다. 이 두 가지를 잘 융합해서 좋은 디자인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식음료를 생산하는 공간부터 담아내는 용기, 판매 공간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것이 모두 적절히 어우러졌을 때 소비자들이 기꺼이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올 한 해 SPC그룹 디자인 센터에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고문으로 위촉되면서 SPC그룹 내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과 패키지 디자인을 협업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광복 및 SPC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대형 조형물 ‘미스터 차오(Mr. Ciao)’처럼 SPC그룹을 알리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모두 완성되면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곧 삼립식품에서 생산하는 잼 패키지를 디자인할 계획이라 오늘부터 잼 먹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웃음)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6월호) 바이라인 : 최누리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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