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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스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21-03-07 (일) 22:54 조회 : 2226






매력을 발산하는 디자인 전략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난생처음 보듯 새롭거나, 잊었던 것을 상기시키거나. 제품 출시 30주년을 맞아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한 밀키스가 택한 것은 후자다. 바야흐로 1989년,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내달리던 주윤발이 앞서가던 트럭에 올라타 이내 하는 말, “사랑해요! 밀키스.” 밀키스는 이번 리뉴얼에 커다란 화제를 몰고 수많은 아류를 낳았던 당시의 카피를 소환, 기존 디자인의 군더더기를 손질하며 30년 브랜드 역사를 한번 짚고 나가기로 했다. 새로 바뀐 그래픽 디자인은 밀키스의 맛을 시각화하는 데 주력했다는 인상을 준다. 일단 기존 레터링에서의 불필요한 장식과 각을 깔끔하게 정리해 청량감을 강조하고 이질적인 국·영문 레터링 또한 조화를 이루도록 다듬었다. 거기에 더해진 버블 패턴은 탄산과 우유 맛을 극대화해 완성도를 높인다. 일러스트레이션의 경우, 용기 반대편에 우산을 든 남녀가 따로 위치해 있던 모습에서, 두 남녀가 만나 함께하는 이미지로 재구성했는데, 이는 ‘부드러운 밀크와 달콤한 키스의 만남’이라는 밀키스의 어원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캐릭터와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두 남녀의 스토리를 연장시킨 새로운 일러스트레이션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번에 개발한 캐릭터는 앞으로 새롭게 출시할 플레이버 시리즈에 변주된 일러스트레이션을 적용해 더욱 다채로운 밀키스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용기에는 큰 변화를 줬다. 기존의 녹색 페트병을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한 것. 여기서 용기 속에 비친 음료와 밀키스의 맛을 연상시키는 그래픽이 또 한번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위한 선택 이라기보다는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색소가 들어간 유색 페트병은 내용물 변질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왔지만 재활용이 무척 까다롭다. 따라서 밀키스는 기존 유색 용기를 투명 페트병으로 바꾸고 폐기 시 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절취선을 넣는 등 재활용 효율을 높이는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로써 밀키스의 새 디자인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장수 브랜드의 디자인 리뉴얼은 대개 급진적이나 혁신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이 고수해온 것 자체가 소비자의 니즈이기 때문. 밀키스의 이번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 또한 마찬가지다. 30년간 이어온 정체성은 지키며 조심스럽고 꾸준히 미래로 향하는 장수 브랜드의 은밀한 진화다.

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5월호)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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