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국내뉴스
 
총 게시물 27건, 최근 0 건
   
도심에서 펼친 디자이너의 농산품 파머스 파티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13-11-04 (월) 16:26 조회 : 2304








1 파머스파티는 따로 매장을 마련하지 않고 갤러리 전시를 통해 홍보하거나 온라인에서 직거래 판매를 한다.
2 강남 한복판에서 펼친 파파사과 수레 프로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이장섭이 직접 사과 장사꾼으로 나섰다.
3 사과 농부 이봉진 씨를 캐릭터화한 일러스트레이션. 파파사과즙이 나오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4 파파사과를 구입하면 계졀별로 맛있는 사과를 먹을 수 있도록 사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2010년 농산물 직거래 브랜드 파머스파티의 등장은 디자인계에 신선한 소식이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이장섭이 이끄는 액션서울과 봉화농원의 이봉진 농부가 함께 만든 파머스파티의 파파사과는 패키지 디자인도 새로웠지만 디자인 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해 농산물 브랜딩에 성공한 흔치 않은 사례가 되었다. 갤러리와 강남 한복판을 누비며 펼쳤던 사과 수레 프로모션과 ‘I am your Farmer’ 티저 포스터 등 디자이너 특유의 재치 있고 세련된 작업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것. 브랜딩 초기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감각적인 방법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연령대에 어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20~30대를 넘어 전 연령층에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품을 선물 받고 사과의 품질과 디자인에 만족한 고객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재구매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월 매출이 브랜드 론칭 초기보다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지난 겨울부터는 파파사과즙까지 판매 영역을 확장했다.

액션서울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맨몸으로 부딪치며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있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라는 단발적인 사업 관계를 벗어나 공동 책임 의식을 갖고 농산품 브랜드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액션서울의 소신과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에는 음악 축제 그랜드민트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파파사과즙 유료 프로모션을 시도했고 NHN 본사에서 열린 유기농 장터에 참여해 이제는 NHN 본사 카페에 제품을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한 SNS이벤트를 통해서도 액션서울의 재기 발랄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이뤄낸 결과물이 언제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명절 시즌만 되면 각 지역에서 오고 가는 선물 덕분에 물류 센터 창고에는 많은 양의 박스가 쌓이게 된다. 그러다 보면 허술하게 만든 박스는 부서지게 마련인데, 여기까지는 생각지 못한 탓에 파파사과의 부실한 나무 박스는 결국 전량 폐기 처분하고 다시 제작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랜드민트 페스티벌에서 팔고 남은 파파사과즙을 유리병에 넣어 보관하다 공기 중에 산화되어 병이 터져버리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액션 서울의 사무실 천장과 벽면 구석구석에서 폭발한 사과즙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배송이나 제품 보관 등과 관련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해보지 못한 디자이너의 미숙함으로 일어난 실수였다. 이런 시행착오는 파머스파티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일회적인 디자인에 머물렀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과정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오히려 디자인과 프로모션을 보강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때론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항상 좋은 사과를 공급하고자 하는 진심, 어떤 사과가 정말 좋은 사과인지 정성껏 설명해주고 싶어 하는 농부의 철학을 담아내는 것이 파머스파티만의 전략이다. 실제로 파머스파티의 제품을 구매하면 어느 철에는 어떤 사과가 재배되는지, 종류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친절하게 그래프로 그려놓은 설명서를 받아볼 수 있다. 설명서를 통해 소비자는 농산품에 대한 지식을 얻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재구매가 이뤄지며 자연스럽게 매출도 상승하게 된다. 이장섭 액션서울 대표는 자신들의 전략이 프로모션인 동시에 캠페인이라고 말한다. 농부와 디자이너의 진심을 담은 브랜드이기에 파머스파티의 디자인과 프로모션에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된다.

출처: 월간 디자인(2012년 4월호)
기자/에디터 : 최명환
디자인: 액션서울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윙크
otrans@naver.com